퇴근길의 마음
🔖 경력이란, 업계에서 살아남은 자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그려낸 선이다. 돌아보면 길이 생겨있지만, 걷는 순간에는 길이 아닌 곳을 헤쳐가며 발을 내딛다가 다시 뒤로 돌아가 원점에서 시작하기도 한다. 헤맨 순간들조차 돌아보면 그럴듯한 역사의 일부가 되어있다. 살아남는 데 성공해야 어디든 도달해있는 법이다.
🔖 <로그 원>은 <스타워즈> 시리즈와 세계관은 같지만 내용상, 캐릭터상으로 독립되어 있고, 분위기로 따지면 다른 작품들보다 어두운 편이다. 주인공이 당연히 승리하겠지, 하는 막연하고 당연한 낙관은 없다. 승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싸우는 게 아니라, 이번에 성공 못할지도 모르지만,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 (…) 모두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완벽한 해피엔딩은 결단코 불가능하지만 중요한 단 한 가지만큼은 절대 성공해야 한다. 손 놓고 패배하지는 않겠다는 각오. 누군가의 눈에는 어리석은 그런 시도가 판세의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등을 맡길 수 있는 동료와 같은 가치를 위해 노력하는 일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을 수 있다. 이것은 역사 속 수많은 혁명가들로부터 배우는 절박하고 아름다운 일하기의 이야기. 성공으로 기억되지 못한다고 내가 해낸 일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 나의 커리어 목표는 단순하다. 나는 가능한 한 오래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 파도가 칠 땐 파도를 타고, 파도가 없을 땐 물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하며 다음 파도를 기다린다. 어떤 파도는 너무 거세기 때문에 타기가 어려울 테고, 어떤 파도는 나를 위해 만들어진 듯 나를 사뿐히 들어 옮길 것이다. 그 모든 파도는 한 번뿐이고, 결국은 모두 지나간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잔잔한 바다에서도 높은 파도에서도 물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 팀은 성공도 실패도 공유한다. 어쩌면 팀 내부의 화합 여부가 결과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팀이야말로 이상적인 프로페셔널의 조직일지도 모른다. 일을 위해 모인 이들의 목표는 제대로 일을 완수하고 성과 를 내는 쪽이지 친하게 지내거나 서로를 좋아하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성공은 당신 자신을 좋아하고, 당신이 하는 일과 그 일을 하는 방식을 좋아하는 것이다.
2014년에 세상을 떠난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의 작가 마야 안젤루가 말한 성공 이다. 나는 이 말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삶에서 성공이란 이런 가치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하지만 실무란, 적의 시체를 넘고 아군의 시체도 넘고 내 시체를 아군과 적군이 넘어, 모르는 사람 눈에 그럴듯한 꽃밭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원론은 그러하지만, 나는 일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결과는 예측불허지만 과정은 만들 수 있으며, 결과가 안 좋을수록 망한 팀웍이 개인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파괴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 내가 되고 싶은 자질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질투의 눈으로 바라보고, 존경하고, 나 자신을 바꾸고자 노 력한다. 노력해도 정신차려 보면 제자리로 돌아와 있곤 하지만, 시도하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는 조금씩 변화를 겪는다. 내일의 나를 오늘의 내가 만나면 질투할 만한 인간이었으면 한다. 건강한 생활습 관을 갖고, 차근차근 일하며, 새로운 관계에도 도전에도 적극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미지의 나를 위해 연료를 때는 일에 이름을 붙인다면, 그것이 내게는 바로 ‘질투’다.
🔖흥행에서든 비평에서든 성공한 작품에서든 실패한 작품에서든 그는 다르게 하지 않았다. 잘될 일만 열심히 하지 않았고, 안될 법한 일도 대충 하지 않았다. 최악의 시기도 최고의 시기도 그의 한결같은 노력의 결과였지만, 좋은 재능을 가진 다른 사람이 없었다면 그는 최악의 상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었다. 30년 차 프로페셔널의 진지한 헌신은 그런 것이다. 이유를 따질 시간에 주어지는 일을 하기. 영광도 영원하지 않지만, 실패 역시 영원하지 않다. 그리고 진지한 헌신은 성공이나 실패와는 관계없다.
🔖 당신 자신이 남아있지 않으면 일은 없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당신을 지지하는 건강한 인간관계 (언젠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인간관계 말고)에 시간과 돈을 들여라. 아쉬울 때만 기대는 사람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 직장이 전부라는 생각 말고 내가 오랫동안 하고 싶은 일은 어떤 성격을 가지는지, 어떤 방향인지 떠올리는 것 역시 큰 도움이 된다. 방향이 맞는다면 지금 속도가 나지 않아도 괜찮다. '결과적으로'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커리어를 살펴보면 흐리거나 하강하는 구간을 발견할 때가 많다.
🔖 나는 휴식하는 일정을 먼저 잡는다. 40대가 되기 전에는 그다음에 일을 잡았고, 40대 중반이 되고서는 휴식 일정 다음으로 운동 일정을 잡는다. 그다음이 일이다. 일에 최소한의 시간을 들여야 휴식할 시간 과 운동할 시간이 난다. 내 일정 관리는 거칠게 요약 하면 이게 전부다.
🔖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되지 않는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법을 익혀야 한다. 그 활동 혹은 관계는 타인의 인정이나 평가와 관련 없을수록 좋다.(…) 휴가는 '눈앞의 상황에 집중'하는 행동이어야 한다. 등산이나 수영을 비롯해 몸을 쓰는 행위가 추천되는 것은 집중하지 않는다면 사고로 이어지거나 충분히 즐기기가 어려워서다. '이것을 활용해 다음 단계로'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활동을 여가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
(…)
타인과의 교류는 네트워킹, 주말 외출은 아이디어 수집, SNS 업로드는 브랜딩. 이런 패턴으로 지내면 목적 없이 쉬는 일 자체를 아예 잊게 된다. 그리고 일을 한 지 10년을 훌쩍 넘기고 나면 각 분야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새로운 시도를 할 여유가 없어지 는 일도 생긴다. 단순히 생각하자. 마라톤을 하려면 100m 달리기를 하듯 뛰어서는 안 된다. 능률을 따지지않는 시간을 착실히 확보해보자.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도, 대단한 방식으로 꾸며 말하지 않아도 자족적인 시간을 만드는 법을 익혀보자.
🔖 나의 경우, 지금처럼 여러 일을 하기 시작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드라마틱한 터닝 포인트가 있었다기보다는, 한번 시작한 일의 인연이 끊어지지 않게 노력한 게 가장 크다고 생각한 다. 한번 같이 일한 사람이 다시 연락하게 하자. 이게 전부였다. 한번 원고를 기고한 매체에서 다음 연락이 오게 하자. 한번 게스트로 출연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고정 코너를 맡기게 하자. 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했다면 다음 개편에서 살아남자.
나는 언제나 꾸준히, 오랫동안 일하기가 목표였다. 내가 계획을 세워 이뤄낼 수 있다는 보장이 있다면, 30년 뒤에도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숨 가쁘게 뛰는 대신, 매일의 일을 매일 하면 된다. 당신이 세울 수 있는 전략은 다른 사람도 세울 수 있 다. 당신이 하는 셈이 다른 사람 눈에 안 보일 리도 없다. 하지만 꾸준함이 전략이자 셈이라면, 그것은 그냥 그 사람이 일하는 태도가 된다. 앞으로 계속 이 업계에서 생존할 사람을 허투루 대할 사람은 없다.
📝 일을 수락하는 기준 4가지
- 노동의 대가가 제대로 주어질 경우
- 내가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경우
- (가장 중요한 이유) 내가 그 일을 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할 때 - 최소한, 협업 제안을 하는 사람이 나를 어떻게 쓰고자 하는지에 대해서 분명한 이유가 있을 대
- (경력이 쌓이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 '안 해본 일' 제안은 수락한다는 원칙.
- 🔖 경력이 쌓이면 내가 무슨 일을 하면 좋을지 다른 사람들이 먼저 안다. 내가 일을 잘하면 기본이고, 성과가 나지 않으면 그들이 더 크게 실망한다. 내 패턴이 보이는 일이라면, 예측 가능하다는 이유로 다음 기회가 없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안 해본 일을 할 때는 다르다. 제안하는 사람도, 일에 착수하는 나 자신도 안 가본 길이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을 낮춰 잡고 대신 과정의 단단함과 즐거움을 중요시한다. 이런 일은 가능하면 놓치지 않으려 한다. 내게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해주는 사람에 감사한다.
🔖 정보와 정서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만들어라. 수가 많지 않아도 괜찮다. 가능하면 비슷한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들과 연결되기 위해 노력하라. 비슷한 방식으로 일한다는 말은 두 가지 의미다. 같은 업계거나 같은 고용 형태거나. 같은 업계 사람들과의 친분을 쌓는 데 더 열린 태도로 우호적인 사람들이 많 은 업계도 있다. 그 업계에 속한 사람이 많을수록 열린 태도를 가진 사람을 찾기도 쉽다. 하지만 업계가 좁을수록 (한국의 모든 업계 종사자는 ‘이 바닥은 좁다’라는 말을 듣지만, 그런 주관적 면적 말고 실제 종사자 수로 알 수 있는 면적이 있는 법이다) 업계 밖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편이 좋다.
🔖 실패도 경력이다. 맞는 길을 찾는 데 실패했다 하더라도, 틀린 길은 알 수 있다. 길이 아닌 줄 알았는데 해봤더니 뜻밖에도 계속 전진하는 일이 가능할 수도 있다. 사고실험은 책을 읽을 때, 혹은 실행이 불가능한 상황을 가정할 때 해야 한다. 할 수 있을 때 하지 않고 기다리는 일은 성공까지 가는 길을 지연시킨다. 당신이 정의하는 성공이 무엇이든 간에 말이다.